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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경질’ 모리뉴, 통산 위약금만 1350억원…팬들과 눈물 흘리며 작별

조제 모리뉴 감독이 다시 한번 경질돼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AS 로마(이탈리아)와의 계약 기간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았지만, 구단은 경질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한편 모리뉴 감독은 일정 부분의 위약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선 경질당했던 모리뉴 감독의 통산 위약금에 주목하기도 했다.로마는 지난 16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모리뉴 감독이 로마를 떠난다”면서 “감독과 그의 코치진은 즉시 팀을 떠난다. 2021년 5월 로마의 60번째 사령탑으로 임명된 그는 이듬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UECL) 우승, 지난해 UEFA 유로파리그 준우승을 이끌었다”라고 전했다.애초 구단의 발표로는 단순 결별 소식이었기에, 정확한 사유가 전해지지 않았으나 현지 매체를 통해 모리뉴가 경질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이탈리아 매체 라 가제타 텔로 스포르트는 “댄 프리디킨 회장은 모리뉴를 경질하기로 결정했고, 구단 훈련이 시작되기 전에 통보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두 번의 패배뿐 만이 아니”라면서 “로마는 리그 주급 3위에 해당하지만, 리그 9위라는 점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라고 짚었다. 지난 2021~22시즌 로마 지휘봉을 잡은 모리뉴 감독은 올 시즌을 계약 만료를 앞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구단은 위약금을 주고서라도 그와의 결별을 택한 모양새다.한편 같은 날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모리뉴 감독을 받을 위약금에 주목했다. 매체는 “모리뉴 감독은 통산 6번째로 경질됐다. 이 경우 위약금으로만 도합 8000만 파운드(약 1350억원)를 번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매체에 따르면 모리뉴 감독은 첼시를 이끈 두 기간 동안에만 2600만 파운드(약 440억원)를 받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에서도 경질당하며 3400만 파운드(약 575억원)를 받았다. 끝으로 레알 마드리드, 로마에서 경질돼 2000만 파운드(약 338억원)를 추가로 벌어들였다.토트넘과 맨유 시절 위약금이 높았던 이유는 계약 기간이 2년 가까이 남았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명장으로 손꼽히는 모리뉴 감독은 지난 201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에서 경질된 뒤 내리막을 걸었다. 그는 이후 맨유,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지만 마의 3년 차를 넘기지 못했다. 토트넘에서는 카라바오컵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경질되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다.모리뉴 감독의 차후 행선지는 트레블을 이룬 기억이 있는 이탈리아였다. 2021~22시즌 로마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부임 첫해 UECL 우승을 이루며 놀라운 출발을 알렸다. UECL이 열린 건 이 시즌이 처음이었는데, 로마가 초대 챔피언이 된 셈이다. 당시 로마는 페예노르트(네덜란드)를 꺾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로마가 UEFA 주관 대항전에서 트로피를 거머쥔 건 당시가 처음이었다. 단순히 공식 트로피로만 따져봐도 2007~08시즌 슈퍼컵 이후 무려 14년 만의 일이었다. ‘1년 차’ 모리뉴의 위업이다.이듬해에도 로마는 승승장구했다. 파울로 디발라와 같은 슈퍼스타를 영입하면서 더욱 높은 위치를 노렸다. 하지만 공격진들이 연이어 장기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승부처에서 힘을 잃었다. 리그 레이스에서도 결국 힘을 유지하지 못해 6위로 마무리했다. 위안은 UEL 결승전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번 상대는 UEL의 제왕이라 불린 세비야였다. 세비야는 이 시기 전까지 6번의 UEL 결승에서 모두 웃은 바 있다. 로마는 120분 동안 1-1로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승부차기 끝에 지며 고개를 숙였다. 2년 연속 UEFA 대항전 우승을 노렸지만, 세비야라는 벽에 막혔다.어느덧 모리뉴 3년 차 시즌을 앞둔 로마는 루카쿠·레안드로 파레디스·헤나투 산체스·에반 은디카·후셈 아우아르·사르다르 아즈문 등을 영입하며 전 포지션을 보강했다. 이적료를 많이 사용할 수 없는 재정상, 임대와 자유계약(FA) 이적을 적극 활용했다.로마는 올 시즌 초반 경쟁력을 보여주는 듯했지만, 인터 밀란·유벤투스·AC 밀란·피오렌티나·라치오 등 리그 내 상위권 팀과의 경쟁에서 매번 밀렸다. 로마는 리그 컵대회에서도 모두 고배를 마셨다. 16일 기준 리그 순위는 9위(승점 29). 아직 UEL 32강이 남았고, 모리뉴 감독과의 계약은 오는 6월까지였으나 구단은 빠른 쇄신을 택한 모양새다. 모리뉴 감독은 로마를 이끌고 공식전 138경기 68승 30무 40패라는 기록을 남겼다. 경기당 승점은 1.70으로, FC 포르투(포르투갈)를 맡은 이래 가장 낮은 승점이기도 하다. 부진했다고 평가받은 토트넘 시절은 1.77로 미세하게 높았다.모리뉴 감독이 다시 한번 상위 리그 지휘봉을 잡을 수 있을까. 애초 이번 시즌 전 사우디아라비아의 오퍼를 거절했던 모리뉴 감독이다. 향후 행선지에 팬들의 시선이 모인다.한편 모리뉴 감독의 경질에 대해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구단을 향해 쓴소리를 남겼다. 이탈리아 매체 풋볼 이탈리아에 따르면 카펠로 감독은 “모리뉴는 마치 팀을 지도해보지 않은 사람처럼 취급 받았다. 미국 출신 구단주들은 감독들에게 존중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파울로 말디니는 전화로 경질됐고, 모리뉴는 오전 훈련을 앞두고 팀을 떠나야 했다. 오직 비즈니스 고나점만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모리뉴의 러브콜을 받고 로마에 합류한 디발라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감사 인사를 남겼다. 디발라는 “모든 것에 감사한다. 함께 일할 수 있어 즐거웠다. 감독, 코치진 모두에게 행운이 있기를 빈다. 곧 다시 만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디발라는 2021~22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유벤투스를 떠난 뒤 한동안 팀을 찾지 못했다. 막대한 주급과, 부상 이력탓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때 손을 내민 게 모리뉴 감독이었다.로마 유니폼을 입은 디발라는 승승장구했다. 우려를 낳은 부상은 이어졌지만, 로마 합류 후 공식전 56경기 24골 14도움으로 이름값을 했다. 한편 디발라에게는 이번 겨울이적시장 이적허용금액(바이아웃)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모리뉴 감독이 경질되기 바로 하루 전에 만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로마와의 계약기간은 2025년까지다. 한편 모리뉴 감독은 팀을 떠나며 일부 팬들과 눈물의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탈리아 매체 풋볼 메르카토는 구단을 떠나는 모리뉴 감독의 모습을 담았다. 모리뉴 감독은 차에 앉아 거듭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팬들은 응원가를 부르며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장면이 SNS를 통해 공개됐다.로마의 차기 사령탑은 ‘레전드’ 다니엘레 데 로시다. 데 로시는 로마에서만 616경기 63골 60도움을 올린 ‘아이콘’격 선수다. 커리어 막바지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7경기를 뛴 뒤 축구화를 벗었다.대신 지휘봉을 잡은 데 로시는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을 이끌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보좌하는 테크니컬 코치로 활약했다. 이후 2022~23시즌 중 세리에 B SPAL을 이끌었는데, 단 17경기에서 3승 6무 8패를 기록한 뒤 경질됐다. 사실상 지도자 커리어가 전무한 만큼, 로마의 이번 선택에 의문이 따른다.로마는 16일 기준 세리에 A 9위에 위치했다. 모리뉴 감독이 이끈 지난 두 시즌에는 연속 6위에 그쳤다.김우중 기자 2024.01.17 09:28
메이저리그

'무관의 제왕' 트라웃 "모든 것을 한다...오타니 잔류 위해"

메이저리그(MLB) 최고 타자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가 다시 한번 포스트시즌(PS) 진출 의지를 전했다. 팀 동료 오타니 쇼헤이의 잔류를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한다. 트라웃은 최우수선수(MVP) 3회, 올스타 10회 선정에 빛나는 리그 최고의 선수다. 2022시즌은 허리 부상으로 119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하고도 40홈런을 때려냈다. 하지만 트라웃은 '무관의 제왕'으로 평가받는다. 소속팀 에인절스가 그가 빅리그에 데뷔한 2011시즌 이후 단 한 번(2014) 밖에 PS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초반 페이스가 좋았던 2022시즌도 갑자기 14연패를 당하며 무너졌다. 지난 13일(한국시간) 열린 미국풋볼리그(NFL) 슈퍼볼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우승을 이끈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는 리그 최고 선수로 평가받는다. MLB 최고 선수 트라웃은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트라웃이 2023시즌 PS 진출을 노리는 이유는 개인 숙원 말고도 또 있다. 자신과 함께 에인절스를 이끌고 있는 투·타 겸업 아이콘 오타니의 잔류를 위해서다. 오타니는 2023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스프링캠프에 돌입한 트라웃은 "오타니와 미래에 대해 얘기나눈 적은 없지만, 그는 여기(에인절스)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2018시즌부터 그와 함께 했는데 한 번도 PS를 함께 치르지 못했다. 올해가 적기다. 오타니가 이 팀에 머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라웃은 오타니가 자신의 커리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길 바라면서도, 그의 에인절스 잔류를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LA 다저스 등 MLB 빅클럽들이 이미 오타니를 원하고 있다. 계약 규모 등 비즈니스 논리만 적용해도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붙잡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팀 매각설이 흘러나왔던 에인절스다. 모든 선수가 꾸준히 PS 진출을 노릴 수 있는 팀을 원한다. 에인절스는 수 년째 투·타 불균형에 시달렸다. 올 시즌 타일러 앤더슨, 카를로스 에스테베즈 등 수준급 투수들을 영입했지만, 전력이 크게 나아졌다는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다. 트라웃은 2019시즌 개막을 앞두고 에인절스와 12년 장기 계약했다. 에인절스가 강팀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오타니가 필요하다. 트라웃이 오타니를 잔류에 '모든 것'을 쏟으려는 이유다. 안희수 기자 2023.02.16 11:00
프로야구

[IS 피플] '미스터 컵스' 뱅크스와 '미스터 롯데' 이대호

어니 뱅크스는 시카고 컵스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1953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그는 19년 동안 컵스 유니폼만 입고 은퇴한 원클럽맨이다. 1876년 창단한 구단 역사상 첫 흑인 선수로 1977년 83.8%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명예의 전당(HOF)에 헌액되기도 했다. 선수 시절 모든 걸 이룬 뱅크스지만 유독 포스트시즌(PS)과 인연이 없었다. 뱅크스의 성적과 컵스의 성적이 항상 반비례했기 때문이다. 뱅크스가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1958년과 1959년 컵스의 승률은 5할 미만이었다. 4년 연속 40홈런을 달성한 1960년에는 팀 승률이 0.390까지 떨어졌다. 컵스는 1946년부터 1983년까지 PS 진출에 실패하며 긴 암흑기를 보냈다. 컵스 팬들은 WS는커녕 PS 무대도 밟아보지 못하고 은퇴한 뱅크스를 '미스터 컵스'라고 불렀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무관의 제왕' 이대호가 선수 생활을 끝낸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전이 그의 커리어 마지막 경기다. 이대호는 2021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FA(자유계약선수) 2년 계약하며 "2022시즌이 끝나면 은퇴하겠다"고 공언했다. 롯데는 지난해 8위에 그쳤다. 관심이 쏠린 올해에도 지난 3일 두산 베어스전을 패해 PS 진출에 실패했다. 이대호가 한국 야구 역사에 남긴 족적은 크다. 2010년 9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며 그해 전인미답의 타격 7관왕에 올랐다. 2013년 12월 일본 프로야구(NPB)에 진출했고, 2015년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한국인 사상 첫 일본시리즈 MVP에도 뽑혔다. 2016년 한 시즌 MLB를 경험한 뒤 '친정팀' 롯데로 복귀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비롯해 국제대회에서 보여준 존재감도 대단했다. 2015년 WBSC 프리미어12에선 후배들을 이끌고 우승을 이뤄냈다. 많은 이들은 그를 '조선의 4번 타자'라고 부른다. 이대호가 이루지 못한 목표는 딱 하나다. 1992년 이후 멈춘 롯데의 한국시리즈(KS) 우승 시계를 다시 돌리는 거다. 하지만 뱅크스 못지않게 이대호의 개인 성적과 팀 성적도 엇박자가 심했다. 이대호가 가을야구에서 가장 높은 곳을 경험한 건 2011년 플레이오프(PO)다. 2017년 준플레이오프(준PO)를 끝으로 가을야구 문턱도 넘지 못했다. 간절하게 바란 개인 첫 KS 우승 목표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대호는 지난달 은퇴 투어를 마친 뒤 "은퇴 후에는 쉬면서 못 만난 사람을 만나고, 주위를 좀 둘러보겠다. 아빠, 남편 노릇을 좀 하고 싶다"며 웃었다. 뱅크스는 2015년 1월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톰 리케츠 컵스 구단주는 "뱅크스와 컵스를 구분할 수 없다. 그는 특별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미스터 롯데'가 그라운드를 떠난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이대호가 느끼는 감정을 공유할 수 없지만, 내가 이대호라면 아쉬울 거 같다. 이대호는 KBO리그와 롯데 그리고 많은 부산팬에게 큰 영향을 크게 끼친 선수"라고 극찬했다. 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0.07 07:30
프로야구

추신수 따르던 나성범, 후배의 롤 모델이 되다

나성범(33·KIA 타이거즈)이 오래전부터 꼽은 롤 모델이 있다. 16년 동안 메이저리그(MLB)를 누빈 뒤 KBO리그에 입성, 적잖은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추신수(40·SSG 랜더스)다. 나성범은 "(추)신수 형을 바라보면서 야구를 했다. 예전부터 (플레이) 영상을 많이 찾아봤고, 지금도 배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 시범경기 기간 추신수와 찍은 사진을 개인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뒤 "함께 (KBO리그에서) 뛸 수 있다는 게 큰 기쁨"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나성범과 추신수는 공통점이 많다. 아마추어 시절, 4번 타자·에이스를 맡을 만큼 투·타 모두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줬다. 프로 입단 후에는 외야수를 맡았다. 나성범이 MLB 진출이라는 꿈을 키웠던 것도 아시아 출신으로 세계 최고의 무대를 호령한 추신수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게 분명하다. 추신수의 길을 좇은 나성범도 어느덧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KBO리그 1군 무대에서 뛴 9시즌(2013~2021) 동안 타율 0.312 212홈런 8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6을 기록한 그는 지난해 12월, KIA와 6년 총액 15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계약은 KBO리그에서만 뛴 선수 기준으로 역대 최고액이었다. KIA 유니폼을 입고 뛴 첫 시즌, 나성범은 몸값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일 기준으로 타율 0.317(543타수 172안타) 97타점 90득점 출루율 0.402 장타율 0.510을 기록 중이다. 타격 4개(안타·득점·출루율·장타율) 부분 5걸 안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6.11를 쌓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6위, 한 타자가 아웃 카운트 27개를 모두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추정 득점인 RC/27은 8.33점으로 3위에 올라 있다. KIA 소속 야수 중 유일하게 전 경기에 출전하며 강인한 몸과 정신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나성범은 새 동료들의 도움과 KIA팬의 응원을 성공적인 시즌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스프링캠프 참가 전까지도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주장 (김)선빈이나 (양)현종이 형 등 많은 선수가 내가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 덕분에 시즌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전 소속팀(NC 다이노스)에서 뛸 때도 KIA팬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꼈다. 올 시즌 (야구를) 못 할 때도 있었는데, 한결같이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더라.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나성범은 팀 내 타점(97개)과 결승타(9개) 득점권 타율(0.324) 모두 1위다. 뛰어난 클러치 능력은 개인 기량으로 볼 수 있지만, 나성범은 이마저도 "주자가 없을 때보다 있을 때가 좋다. 그래서 주자가 더 많이 나가주길 바란다. 7월 29일 SSG전에서 7타점을 올렸는데, 앞 타자들이 출루를 많이 하고 타점을 올릴 상황을 만들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나성범은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고교(광주진흥고) 시절부터 대학(연세대), 프로 입단 뒤에도 항상 그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였다. 올 시즌도 '모범 FA'로 인정받고 있다. 한편에서는 나성범을 '무관의 제왕'이라고 한다. 아직 한 번도 개인 타이틀을 거머쥐지 못했기 때문이다. 2021년 홈런, 2020년 득점, 2015년 안타 부문에서 2위에 오른 게 최고 순위였다. 나성범은 개의치 않는다. 그는 "물론 성적이 월등한 것도 좋겠지만, 나는 (커리어 애버리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잘하고 싶다. 그런 모습을 나만의 색깔로 만들고 싶고, 팬에게도 그런 선수로 남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추신수를 동경하던 나성범은 이제 누군가의 롤 모델이다. 안인산·최우재·박준영 등 NC의 젊은 선수 다수가 그를 롤 모델로 꼽았다. 지난 1월 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한 '거포 유망주' 조원빈도 "나성범 선배님을 닮고 싶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팬들이 붙여준 '나스타'라는 대표 별명에 애정을 드러낸 나성범은 엘리트·모범생 등 반듯한 사람으로 굳어진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서도 "남은 야구 인생도 그렇게 보이고 싶다. 내가 헛되이 살지 않았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만족했다. 이어 그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 그러면 나도 (신수 형처럼) 후배들이 본받고 싶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안희수 기자 2022.10.04 05:38
야구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강백호·이정후·오승환...별들의 전쟁

2021년 프로야구를 빛낸 가장 큰 별은 누구일까.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한 '2021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이 8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더플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총 17개 부문 주인공이 가려지는 가운데 최고 영예인 대상 수상자는 상금 1000만원과 트로피를 받는다. 대상을 두고 역대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첫 번째 후보는 KT 위즈 간판타자 강백호(22)다. 정규시즌 142경기에서 타율 0.347(3위) 102타점(2위) 출루율 0.450(2위) 장타율 0.521(5위)를 기록했다. 개인 타이틀은 없지만 '무관의 제왕'으로 불릴 만큼 타격 여러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남겼다. 강백호는 개막을 앞두고 "풀타임으로 뛰면서, 지난해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자신의 말을 지켰다. 타율, 안타, 타점, 출루율 모두 커리어하이를 해냈다. 103개를 기록한 볼넷도 주목된다. 선구안과 타석에서의 자제력이 크게 좋아졌다. 강백호는 역대 11번째이자, 2016년 김태균(은퇴) 이후 5년 만에 100타점-100볼넷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가 됐다. 우승 프리미엄도 있다.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10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에서는 결승타를 쳤다. 두 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 4경기에서는 5할 타율을 기록했다. 1루 수비도 안정감이 있었다. 두 번째 후보는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다. 정규시즌 타율 0.360을 기록하며 타격왕에 오른 선수다. 1994년 이 타이틀을 차지한 아버지 이종범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부자(父子) 타격왕'이 되며 더 주목받았다. 이정후는 옆구리 근막통증으로 3주 넘게 공백기를 갖고도 167안타를 쳤다. 역대 최연소 '5시즌 연속 150안타'를 달성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후 더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며 소속팀 키움의 순위 경쟁에 기여했다. 콘택트 능력만 좋은 타자가 아니다. 올 시즌 장타율(0.522) 부문도 4위에 올랐다. 부상 공백기가 있었지만,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2루타(42개)를 때려내기도 했다. '완성형' 타자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정후는 어떤 무대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발휘했다. 7~8월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장타만 4개(2루타 3개·홈런 1개)를 때려냈다.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타율 0.556를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 오승환(39)도 대상 후보다. 정규시즌 등판한 64경기에서 44세이브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1위에 올랐다.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역대 최초로 개인 통산 300세이브를 달성했고, 역대 최고령 단일 시즌 40세이브를 기록한 투수가 됐다. 삼성은 올 시즌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 2015년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오승환은 순위 경쟁이 절정에 오른 9~10월에만 14세이브를 기록했다. 그가 뒷문을 단단하게 지켜준 덕분에 삼성은 박빙 승부에서 높은 승률을 거둘 수 있었다. 타자들은 '리드만 잡으면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커졌고, 경기 후반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오승환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팀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을 줬다. 삼성의 재도약을 이끈 주역이다. 안희수 기자 2021.12.08 07:29
야구

5년 만에 나온 100타점-100볼넷, 강백호가 깬 편견

"커리어하이에 의미를 부여하죠."강백호(22·KT)에게 100볼넷에 다가선 점을 언급하자, 전한 답변이다. 종전 커리어하이는 2020시즌 기록한 66개. 올 시즌은 30개 이상 더 얻어냈다. 고의사구는 9개다.강백호는 8월 중순까지 4할 타율을 유지했다. 타격감이 조금 떨어졌을 때는 볼넷으로 출루하며 팀에 기여, 타율과 멘털을 모두 관리했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선수지만, 자신이 설정한 존에서 벗어나는 공에는 좀처럼 배트를 내지 않는다. 지난 6월에는 한 달 기준으로 개인 최다 볼넷(23개)을 얻어내기도 했다.28일 열린 NC와의 더블헤더(DH) 1차전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이날 1회 첫 타석과 9회 다섯째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내며 100볼넷을 채웠다. 역대 20번째, 올 시즌 4번째로 단일 시즌 100볼넷을 달성했다. KT 소속 선수로는 창단 처음이다. 지난 10일 대전 KIA전에서 이 기록을 해낸 정은원에 이어 역대 최연소(만 22세 2개월 29일) 기록 2위에 올랐다.100타점과 100볼넷을 단일 시즌 동시에 달성한 역대 11번째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이 기록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타자의 유형을 전형화할 순 없지만, 볼넷 출루는 주로 테이블세터에게 요구되는 덕목이었다. 중심 타선에 포진되는 타자는 볼넷 출루보다는 타점 생산을 기대받았다. 몇 년 전 한 구단 사령탑은 볼넷 출루가 너무 많은 팀 4번 타자의 성향에 볼멘소리하기도 했다. 그만큼 상충하는 기록으로 여겨진다.그래서 타점과 출루 능력(선구안)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이 기록(100타점-100볼넷)은 희소가치가 있다. 실제로 이 기록은 2016시즌 한화 김태균(136타점-108볼넷) 이후 5시즌만이다. 면면도 화려하다. 장종훈·이승엽·펠릭스 호세·심정수·브롬바·테임즈·김현수·김태균·최준석. 커리어에 두 차례 해낸 선수는 이승엽과 김현수뿐이다. 이승엽은 국민타자, 김현수는 현역 최고 타격 기계다.강백호의 폴로 스루는 사실 요란하다. 제동하지 못해서 몇 바퀴를 도는 장면도 종종 있다. 그래서 오해를 받는다. 홈런처럼 장타만 노린다고. 100타점-100볼넷은 강백호를 향한 편견을 깨는 기록이기도 하다.4할 타율을 질주하며 타격 다관왕을 노리던 강백호는 폐막을 이틀 앞둔 현재 무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무관의 제왕'이라는 표현도 과하지 않다. 타율·최다 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 부문에서 모두 5걸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시즌보다 성장했다는 것이다. 강백호도 "9월에 그렇게 못했는데, 막판에 타격왕 경쟁을 했다. 전반기에는 조금 잘한 것 같다. 100타점을 해냈고, 팀도 우승 경쟁을 하고 있다. 나는 만족하는 시즌이다"라고 웃어 보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0.29 08:32
연예

'반지의 제왕' 감독 통쾌한 복수…이 사람 얼굴로 오크 만들었다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흉측한 외모의 가상 종족인 ‘오크’ 중 하나는 하비 와인스타인(69)을 본떠 제작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와인스타인은 3년 전 미국에서 성폭력 고발 운동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를 촉발한 할리우드 거물급 영화 제작자다.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최근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주인공 ‘프로도’ 역을 맡았던 배우 일라이저 우드가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언급한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원작 소설 작가인 J.R.R. 톨킨은 오크를 “누런 피부에 음흉한 얼굴을 가진 악의 종족”으로 규정했다.해당 팟캐스트 방송에서 우드는 “이제 와인스타인은 감옥에 있다. 이런 말을 해도 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영화에 나왔던 오크들의 얼굴 중 하나는 그를 비난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는 (많은 여성들에게) 성적 가해를 한 사람에 대한 메시지다. 또 피터 잭슨 감독은 와인스타인이 영화 제작의 많은 부분에 부당한 간섭을 하는 것에 대해 고통스러워했다”고 덧붙였다.우드에 따르면 잭슨 감독은 와인스타인이 설립한 ‘미라맥스’와 영화 제작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당초 2부작이었던 영화를 4시간 분량의 영화 한 편으로 압축하라고 요구받았다. 또 와인스타인은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쿠엔틴 타란티노 등 다른 유명 감독을 기용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앞서 지난 2017년 잭슨 감독은 와인스타인이 자신이 성추행한 배우들의 캐스팅을 막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는 한 뉴질랜드 매체와 인터뷰에서 “하비 와인스타인이 자신이 성희롱했던 미라 소르비노와 애슐리 주드를 캐스팅하지 말라고 협박했다”며 “그가 두 배우와 일하는 건 악몽이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두 재능 있는 여성에 대한 거짓 정보였다”고 말했다.당시 소르비노는 트위터에 “하비 와인스타인이 내 커리어를 망쳤다. 눈물이 난다”고 적었다.이후 3부작으로 제작된 반지의 제왕은 박스 오피스에서만 29억2000만 달러(약 3조4771억원)를 벌어들였다. 영화 촬영지인 뉴질랜드는 관광객 수가 연평균 5.6%씩 증가하며 경제학에선 영화를 통해 얻는 막대한 경제 효과를 ‘프로도 효과’로 명명했다.한편, 90명 이상의 배우와 스태프에 성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진 와인스타인은 강간 등 혐의로 지난해 3월 징역 23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2021.10.07 09:52
스포츠일반

[NBA 위대한 유산③] 버드부터 커리까지, 시대를 빛낸 슈터들의 재능

미국프로농구(NBA)가 처음부터 최고의 리그였던 건 아니다. 1946년 NBA의 전신인 미국농구협회(BAA) 출범 후 70여 년 역사 속에서 NBA를 '꿈의 무대'로 만든 슈퍼스타들이 '위대한 유산'을 남긴 덕분이었다. 일본 스포츠 전문 잡지인 '넘버'는 NBA의 황금기로 꼽히는 1990년부터 2020년까지 리그를 지배한 슈퍼스타 8명과 이들이 리그에 남긴 유산을 네 가지로 나눠 소개했다. NBA의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위대한 유산, 세 번째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 역할 속에서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낸 슈터들의 '재능'이다. NBA 역사상 최고의 슈터는 누구인가. NBA를 빛낸 슈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비교하자면 끝이 없지만, 넘버는 이 질문에 대해 "최근을 기준으로 한다면 틀림없이 스테판 커리의 이름이 거론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 매체는 "커리는 '코트 위 어디에서나 슛을 넣을 수 있다'는 만화 같은 설정을 현실로 만들었다. 하프라인부터 달라붙어 지키지 않으면 어디서든 (슛을) 얻어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상대에게 안겨주는 선수"라고 묘사했다. 이어 "커리의 이름은 NBA의 수많은 3점슛 관련 기록에 대부분 올라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기록이 정규 시즌 최다 3점슛 성공(402개·2015~16시즌)"이라고 덧붙였다. 커리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탁월한 외곽 슈팅 능력을 앞세워 농구의 트렌드를 바꿨다"는 극찬까지 듣는다. 그만큼 그의 위력은 어마어마하다. 커리 이전에는 한 시즌에 3점슛을 300개 이상 성공한 선수가 없었다. NBA 역사상 최고의 슈터로 '3점슛의 제왕' 커리의 이름을 첫 손에 꼽는 건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커리는 역대 최다 연속 경기 3점슛 성공(정규리그 157경기·플레이오프 포함 196경기)은 물론, 7시즌 연속 3점슛 200개 이상 성공, 역대 통산 3점슛 성공 수 2위(2591개) 등 지금 이 순간도 NBA의 모든 3점슛 역사를 갈아 치우고 있다. 사실 3점슛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NBA에서 3점슛이 처음으로 도입된 건 1979~80시즌. 그 시절만 해도 3점슛은 선수들에게 그리 환영받는 무기는 아니었다. 도입 첫 시즌 리그 전체의 평균 3점슛 시도가 경기당 겨우 2.8개에 불과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2019~20시즌 NBA의 경기당 평균 3점슛 시도가 역대 최다인 34.1개였다. 제임스 하든 혼자 평균 12.4개의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선수 한 명이 40년 전 팀 전체 기록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그만큼 시간이 갈수록 3점슛의 중요성이 커졌으며, 모든 팀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무기가 됐다. 3점슛의 중요성, 그리고 가치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바로 래리 버드다. 넘버는 "무슨 일이든 시작이 있다. NBA가 3점슛을 도입한 시즌 데뷔한 선수가 훗날 보스턴 셀틱스를 세 번의 우승으로 이끈 '레전드' 버드다. 3점슛을 무기로 활약한 리그 최초의 슈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6년 시작한 올스타 전야제 3점슛 콘테스트 초대 우승자이자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버드였다. 버드는 라이벌 매직 존슨과 함께 NBA의 황금기를 이끈 슈퍼스타였다. 버드와 존슨은 미국대학농구(NCAA)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고, NBA 입단 후에도 동서부 양대 콘퍼런스를 대표하는 대형 신인으로 화제를 모았다. 1980년대 NBA는 이들의 경쟁으로 후끈 달아올랐고, 서로 다른 플레이 스타일과 캐릭터를 구축한 두 선수는 마이클 조던이 등장하기 전까지 NBA의 아이콘이었다. 지능적인 플레이와 득점 능력, 승리욕을 갖춘 버드는 리그 역대 최고 포워드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중장거리 슈팅에서 탁월한 능력을 자랑했다. 물론 버드의 시대는 3점슛보다 미드레인지 슛이 주류였던 시기다. 버드 역시 한 지역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게도 3점슛은 최후의 선택지였다. 내 주력은 미드레인지 슛이었으며 15~23피트(약 4.6~7m) 정도의 거리에서 던지는 게 내 스타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넘버는 "당시 기준으로는 '슈터'라고 하면 '미드레인지 슈터'였던 셈"이라며 "처음 도입됐을 때와 비교하면 선수들의 성공률이 상승하면서 3점슛의 득점 효율이 높아졌다. 또 3점슛을 많이 던지게 된 만큼 상대 수비도 3점 라인까지 끌려 나오게 된다. 이로 인해 선수들이 코트를 전보다 넓게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버드의 시대가 미드레인지의 시대였다면, 스페이싱(공간 만들기)이 트렌드가 된 지금은 3점슛의 시대다. 넘버는 "3점슛에서 커리가 역대 최고라는 말에 이견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슈터라는 범주에서 생각하면 시대에 따라 그 정의가 변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넘버는 이어 "3점슛이 도입되며 중장거리 슈터라는 개념이 생겼고, 버드가 그 선구자가 됐다. 그리고 레지 밀러, 레이 알렌, 스티브 내쉬 등과 같은 슈터들에 의해 바뀌었다. 이 시대 정점에 군림하는 선수가 커리"라고 덧붙였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관련기사 조던 vs 코비, NBA를 지배한 '멘탈리티' '매직'과 르브론, 다시 한 번 쇼타임을 만들다 2021.02.05 06:00
스포츠일반

나달 만나는 권순우, 목표는 올림픽 출전

남자 테니스 세계 76위 권순우(23·CJ 후원)가 지금껏 상대해 보지 못했던 정상급 강자를 만난다. 2위 라파엘 나달(34·스페인)이다. 경기 시각은 28일 오후 1시(한국시각)다. 권순우는 27일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열린 멕시코 오픈(총상금 184만5265달러) 테니스 단식 2회전에서 8번 시드의 두산 라요비치(24위·세르비아)를 세트 스코어 2-0(7-6, 6-0)으로 이겼다. 권순우는 타타 오픈, 뉴욕 오픈, 델레이비치 오픈에 이어 4개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권순우는 1세트 초반 게임스코어 0-2로 끌려갔다. 더블 폴트 7개 등 서브가 흔들렸다. 그러나 5-6에서 상대 게임을 브레이크한 뒤 타이 브레이크에서 승리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라요비치는 이후 급격하게 무너졌고, 2세트 권순우는 단숨에 6게임을 스트레이트로 따냈다. 빠른 발과 낮은 스트로크라는 자신의 강점을 100% 발휘했다. 권순우의 준준결승전 상대는 ‘클레이의 제왕’ 나달이다. 나달은 같은 날 2회전에서 미오미르케츠마노비치(50위·세르비아)를 2-0(6-2, 7-5)으로 제압했다. 권순우는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 나달 등 ‘빅3’와는 만난 적이 없다. 지금까지 만나 최고 순위자는 카렌 하차노프(러시아)다. 지난해 윔블던 1회전 대결 당시 하차노프는 세계 9위였다. 권순우가 1-3으로 졌다. 나달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프랑스오픈에서 12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단일 그랜드슬램 최다 우승 기록이다. 통산 메이저 우승 횟수도 페더러(20회)에 이어 2위(19회)다. ‘빅3’ 중 유일하게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나달 뿐이다. 나달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남자 단식)을 목에 걸었다. 그런 나달을 상대하는 것만도 권순우에게는 큰 경험이다. 이미 8강 진출만으로도 권순우는 많은 것을 얻었다. 지난 3주간 그가 출전한 대회는 250급 대회였다. 하지만 멕시코 오픈은 ATP 500시리즈다. 남자 프로테니스(ATP)는 4대 그랜드슬램(국제테니스연맹 주관)을 제외한 투어 대회를 1000(9개), 500(13개), 250(40개)으로 분류한다. 숫자는 우승자가 얻는 포인트다. 당연히 숫자가 높을수록 상금도 많다. 그는 이번 대회 전까지 500시리즈에서 무승이었다. 상금도 5만375달러(약 6100만원)를 확보했다. 무엇보다 세계 랭킹 상승이 기대된다. 이번 주가 지나면 1년 전 요코하마 챌린저 우승 포인트(80점)가 빠진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지금까지 포인트 90점을 얻었다. 다음 주 생애 처음으로 60위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커졌다. 올림픽 테니스 단식에는 남녀 64명씩 출전한다. 랭킹 기준 56명, 와일드카드 8명이 출전한다. 출전 자격은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 3회 이상 출전 선수다. 국가별로는 4명까지 나갈 수 있다. 한국 선수의 올림픽 출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이형택(44·은퇴)이 마지막이다.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때는 한 명도 나가지 못했다. 정현(23·제네시스 후원)은 현재 세계 144위다. 데이비스컵에 출전하지 않아 올림픽 출전 자격이 안 된다. 현재로는권순우뿐이다. 데이비스컵 조건은 충족했다. 세계 70~80위면 출전 가능한데, 지금 분위기면 충분하다. 연초부터 투어 출전 횟수를 늘리며 랭킹 포인트를 열심히 모으는 권순우. “올림픽에 가고 싶다”는 희망을 스스로 준비하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2.28 08:32
무비위크

[신작IS] 요망한 '샤잠!' 물오른 DC 로또급 비밀병기

"어서와, 이런 히어로는 처음일껄?" '원더우먼', '아쿠아맨'에 이어 3연타 흥행을 노린다. DC가 선보이는 새 히어로물 '샤잠!'이 3일 공식 개봉을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샤잠!'은 15살 소년이 우연히 '샤잠'이라는 주문을 외치고 솔로몬의 지혜, 헤라클레스의 힘, 아틀라스의 체력, 제우스의 권능, 아킬레스의 용기, 머큐리의 스피드까지 최강 파워를 갖춘 슈퍼히어로로 거듭나면서 벌어지는 활약상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겉은 어른 히어로이지만 속은 소년이기 때문에 생기는 다양한 상황들을 통해 '인싸' 영웅이 펼치는 코믹한 블록버스터의 탄생을 알린다. 영화의 제목인 '샤잠(SHAZAM)'의 철자는 솔로몬(Solomon)의 S, 헤라클레스의 H(Hercules), 아틀라스의 A(Atlas), 제우스의 Z(Zeus), 아킬레스의 A(Achilles), 머큐리의 M(Mercury) 등 샤잠이 가지게 된 능력치의 주인인 신들의 첫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주인공은 빌리 뱃슨이라는 소년으로 '샤잠'이라는 마법사에게 힘을 부여 받는다. 세상에서 강한 인간이며 막강한 정의 사도, 굴하지 않는 악의 대적자로서 강력한 힘과 슈퍼맨에게 맞아도 끄떡없는 내구력, 초고속 스피드, 살아있는 번개를 다루는 전기 발사력, 고도의 비행까지 가능하다. 원래 이름은 '캡틴 마블'이었지만 저작권 이슈로 논쟁 중일 때 마블에서 동명의 다른 슈퍼히어로를 캡틴 마블이라 명명, 후에 DC가 '샤잠'으로 이름을 바꾸게 됐다.'샤잠!'에는 '토르: 다크 월드' 제커리 레바이와 스타 탄생을 예고하는 아역 배우 애셔 에인절, 영화 '그것'으로 얼굴을 알린 잭 딜런 그레이져, 그리고 '킹스맨' 마크 스트롱이 새로운 빌런 캐릭터로 활약한다. 겉모습은 슈퍼히어로이지만 내면은 15세 소년인 샤잠을 연기한 제커리 리바이는 "성인 배우가 어린이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드물다. 아마 비슷한 사례가 톰 행크스 주연의 '빅'일 것이다. 어린 소년의 마음을 연기하는 건 매우 즐거운 경험이었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사실 내가 약간 '애어른'이라서 아이 같은 면이 있다"며 마블, DC 작품에 모두 출연하게 된 것에는 "큰 영광이다. 과거에는 신스틸러 히어로였다면, 이번에는 진정한 주연 히어로로 거듭났다"고 자신했다.얽히고 설킨 히어로 세계답게 슈퍼맨과 배트맨, 원더 우먼과 아쿠아맨까지 DC의 히어로들과 관련된 소품들도 대거 등장한다. '빅'과 '슈퍼맨'의 결합이라 할 정도 '빽 투 더 퓨쳐', '고스트 버스터즈', '구니스'까지 영화 팬들을 사로잡은 인기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가 관객들의 흥미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상상을 초월하는 역대급 카메오 역시 빠질 수 없다. 카메오의 정체는 비밀에 부쳐졌지만 샤잠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장면에서 등장,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그리는 영화의 메시지에 걸맞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후문이다. 영화가 끝난 후에는 2개의 쿠키 영상이 마련돼 있다. 1개의 영상은 짧은 크레딧이 끝난 후 나오고, 마지막 쿠키 영상은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 나오는 데 역시나 재치 넘치는 내용으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전한다.'샤잠!'은 최근 '아쿠아맨'과 '컨저링' 유니버스를 통해 흥행 제왕으로 우뚝 선 제임스 완에게 발탁돼 '라이트 아웃'과 '애나벨: 인형의 주인'으로 연출력을 인정 받은 천재 감독 데이비드 F. 샌드버그가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높인다. 샌드버그 감독은 "'샤잠!'의 특별한 점은 청소년 관점이라는 것이다. 많은 어린이가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어 한다. 이번에는 소원을 성취하기 때문에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며 "성인 슈퍼히어로는 너무 많은 책임감, 압박감을 갖고 있는데, 샤잠이 되는 소년 빌리는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다고 하면서 초능력을 발견해간다. 어느 일반 어린이들과 마찬가지 생각을 갖고 있다. 유쾌함과 휴먼, 드라마와 공포적인 요소까지 모두 포함돼 있다"고 '샤잠!'만의 매력 포인트를 꼽았다. '샤잠!'의 해외반응은 찬사일색이다. "역대 DC 영화 중 '다크 나이트' 이후 최고"라는 반응부터 "대단히 웃기고 재밌는 영화다. 상승세로 접어든 DC가 홈런을 쳤다" "한 마디로 판타스틱! 제커리 리바이는 완벽하다" "모두가 좋아할 영화다" "'슈퍼맨' 이후 가장 즐겁고 흥겨운 성장 드라마" "액션과 유머가 넘치는 어메이징한 가족 영화" "거대한 스케일에 웃기기까지 한 이 영화를 사랑하게 되었다" "'아쿠아맨'과 '원더 우먼'을 잇는 DC의 또 하나의 히트작 탄생"까지 다양한 평을 얻었다. 히어로물을 아끼고 애정하는 국내 관객들에게도 '샤잠!'의 신선함이 통할지 주목된다. 개봉 예매율은 42%를 넘기며 전체 1위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9.04.0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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